2200兆 스마트시티, K-건설이 주도한다
[창간59주년]SHIFT KOREA - 2부: 미래도시 빅 픽처
‘가상공간’ 통해 新도시 설계
사우디 등 각국 각축전 치열
한국도 세종 등서 시범 적용
[대한경제=김태형ㆍ김민수 기자]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다쏘시스템코리아의 3D익스피리언스센터. 사용자 기반 도시설계 플랫폼 ‘3D익스피리언시티(3DEXPERIENCity)’를 통해 현대도시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가상의 쌍둥이 도시(디지털 트윈)에서 해법을 찾고, 이를 현실 도시에 반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선 싱가포르의 ‘버추얼 싱가포르(Virtual Singapore)’와 프랑스의‘버추얼 렌(Virtual Rennes)’을 체험할 수 있다.
싱가포르의 오염된 어촌마을이었던 풍골(Punggol)은 버추얼 싱가포르를 통해 에너지와 물 소비, 폐기물 배출을 최소화하는 에코타운으로 거듭났다. 프랑스 서북부의 대도시 렌 역시 버추얼 렌을 활용해 새로운 역과 건물이 추가될 경우 건물 일조권, 주변 소음, 교통량, 에너지 소모량 등 다양한 시뮬레이션으로 미래도시를 설계한다. 김현 다쏘시스템코리아 건설부문 대표는 “가상도시에선 현실도시에서 불가능한 다양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며, “미래도시의 개발 방향을 잡는데 데이터 기반 가상도시의 활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미래 도시의 주도권을 쥐려는 세계 각국의 경쟁이 뜨겁다. UN은 2050년까지 세계 인구가 50억명에서 90억명으로 증가하고, 도시화율이 7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덩달아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혁신기술을 적용하는 스마트시티 시장 규모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세계 스마트시티 시장 규모가 2021년 4570억달러(약 600조원)에서 2026년 8737억달러(약 115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컨설팅그룹 맥킨지는 2025년 시장 규모를 최대 1조7000억달러(약 2200조원)로 전망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허허벌판 사막에 미래첨단 기술이 총동원된 신도시 ‘네옴시티(Neom City)’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일본(도요타 우븐시티)과 영국(뉴엄), 스페인(바르셀로나) 등 선진국은 물론 인도네시아(누산타라), 베트남(하남) 등 개발도상국까지 스마트시티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국토교통 분야 연구개발(R&D) 전문기관인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KAIA)이 2050년 미래도시를 설계 중이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인간과 기술, 자연이 연계되고 통합된 도시 ‘넥서스 시티(Nexus City)’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향후 2∼4년 내 선보일 한국형 미래도시(K-스마트시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인 세종ㆍ부산이 각각 2025년과 2027년 모습을 드러낸다. 신재생에너지와 데이터센터로 무장한 솔라시도(해남)도 본궤도에 들어섰다. K-스마트시티에선 인공지능(AI) 시스템이 날씨ㆍ도로 상황 등을 감안해 최적의 교통수단을 추천ㆍ예약해주고, 차 안에서 웨어러블 기기로 원격진료를 받아 드론으로 약을 배송받을 수도 있다.
김도년 스마트도시건축학회장(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은 “첨단기술은 매력적이지만, 그게 목적이 돼선 안 된다”며, “네옴시티가 ‘석유 이후의 세상’을 도시비전에 담은 것처럼 도시별로 상황과 특성을 반영한 K-스마트시티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형ㆍ김민수기자 k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