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광장] 진정한 스마트시티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김병준 한테크 대표이사
서울특별시 명예시장(스마트도시 분야)
김병준 한테크 대표이사.
지난해 11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시티 국제 행사인 'SCEWC(Smart City Expo World Congress 2022)'가 개최됐다.
134개국의 4만9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월드 스마트 시티 어워드(World Smart City Awards)에서 도시(City) 분야 우승을 두고 대한민국의 서울시와 우크라이나의 키이우(키예프)시가 치열한 접전을 벌였고, 서울시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그동안 스마트시티라고 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던 여러 국가를 제치고 서울시가 얻게 된 최고의 영예였다. 앞으로 스마트시티의 패권이 점차 서울시로 넘어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스마트시티와 정보통신업계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서울시가 우승한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디지털 5대 기본권을 보장하는 사회적 약자 맞춤형 포용 정책으로, △누구나 디지털 세상에 접속하는 통신기본권 보장 △어디나 갈 수 있는 이동기본권 보장 △누구나 공평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교육기본권 보장 △언제나 안전하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안전기본권 보장 △누구나 디지털 기기의 편익을 누릴 수 있는 활용기본권 보장 등 5가지의 디지털 약자와의 동행을 내세웠다.
서울시의 우승은 이러한 주제들이 전 세계에서 공감을 얻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울시가 제시한 이들 주제에서 공통으로 나오는 '누구나, 어디나, 언제나'라는 단어들을 보면, 곧 초연결 사회를 떠올리게 된다.
초연결의 기본 개념은 곧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연결이 된다는 것으로 정보통신의 필수 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정부에서 나서 스마트시티라는 미래 산업의 핵심 흐름을 한국으로 이끌어오고 있는 와중에 우리 정보통신업계는 이러한 호황을 맞이할 준비가 돼있는지를 고민해야 할 시기다.
생각건대, 많은 기업이 이에 대해 공감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업계 내의 경쟁과 암투, 심지어 기술 및 제품의 카피까지 너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이 마치 생존을 위해 당연하다는 듯이 포장까지 돼 있기도 하다.
과연 이러한 일들이 생존을 위해서 당연한 현상일까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한해에도 수십, 수백곳의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이 중에 정말 좋은 기술과 혁신으로 나타나는 샛별 같은 창업기업들이 있다.
이때 산업계의 반응은 어떠했는지 되돌아보자.
아쉽게도, 그동안에는 창업기업의 기술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사용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혁신기술 사용에 대해 합당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다 보니, 혁신 기업들은 성장이 아닌 쇠퇴로 가기 일쑤였고, 이들 창업기업의 쇠락은 해당 산업계의 발전 동력 상실로 이어졌다.
결국, 산업은 점차 도태되다가 외국 기술이나 제품에 장악당하는 결과를 낳는다.
즉, 창업기업의 혁신기술을 존중하지 않는 풍토는 당장의 내 먹거리 문제 해결에는 다소간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결국 끓는 물 속의 개구리처럼 서서히 죽게 된다는 뜻이다.
최근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업 이노베이션이 이슈가 되고 있다. 왜 대기업들이 굳이 스스로 다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스타트업과 협업을 시도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많은 대기업의 협업 기업 선택 기준은 '지금은 아니지만, 미래에 나를 망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업'이다.
그런데, 미래에 나를 망하게 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협업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 기업이 새싹일 때부터 짓밟아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대기업들은 협업을 선택하고 있다.
그 이유는 파이를 더 크게 늘림으로써 협업을 함에도 불구하고 기존보다 더욱 많은 이윤을 창출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보통신업계에서도 이러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시장의 파이를 어떻게 늘릴 수 있을까?
이미 서울시에서 스마트시티라는 커다란 미래 산업을 한국으로 끌고 오고 있다.
우리가 초연결 시대에 맞게 다양하고 많은 기업들과 함께 밀접한 협력체계가 구축돼 있다면, 이렇게 준비가 잘 돼있는 기업들은 스마트시티라는 물결을 타고 한국을 넘어 세계로도 무난하게 진출이 가능한 시대의 흐름이 오고 있는 것이다.
이미 전 세계의 많은 국가에서 한국의 스마트시티를 배우고 도입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는 소식은 이미 '뉴스(News)'라고 보기에 식상할 정도이다.
우리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타기 위한 준비가 얼마나 돼 있는가?
시대의 흐름을 타고 진정한 스마트시티로 나아가기 위해 서로 간의 긴밀한 협력이 요구되는 때가 바로 지금이다.
출처 : 정보통신신문 (2023.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