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 1.0…과거의 발자취와 연결된 디지털 트윈으로의 발전의 길
스마트시티 이미지.
영국 정부의 도시와 모빌리티 혁신 기관인 커넥티드 플레이스 카타펄트(Connected Places Catapult)의 스마트시티 전문가 폴 윌슨(Paul Wilson)이 스마트시티의 추세와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주제로 스마트시티월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스마트시티의 시작을 회고하고 디지털 트윈의 확산 및 연결성 극대화로 절정에 달하게 될 도시 환경의 미래를 짚어보기 위한 기획이다. 그의 인터뷰를 요약, 편집, 재해석 및 해설해 소개한다.
지난 2011년 영국 정부는 ‘슈퍼 커넥티드 시티(Super Connected Cities)’ 기금을 발표했다. 지원금은 영국 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로부터 영국 전역의 도시에 전달됐다. 많은 시들이 그 자금을 광대역 네트워킹 프로젝트 투자에 사용했다. 이를 계기로 영국에서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가 다수 시행됐으며 런던, 브리스톨을 비롯한 여러 도시들이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스마트시티라고 평가받고 있다.
브리스톨 시의 경우는 영국이 스마트시티로의 여정을 어떻게 밟아 왔는지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케이스다. 시 자산을 활용하는 독특한 길을 걸어오기도 했다. 브리스톨 시의회는 파산한 지역 TV 회사로부터 수십 마일의 광섬유와 덕트를 싼 가격에 구입했다. 덕트와 광섬유를 사용해 건물들을 연결하면서 약 400만 파운드의 DCMS 기금을 지원받았다. 이를 위해 브리스톨 대학과 협력했다.
지원 자금은 먼저 덕트 내의 광섬유를 업그레이드하고 IoT(사물인터넷) 지원 가로등을 통해 도시 전체 네트워크를 그물망(메시 네트워크)처럼 연결했다. 이로써 초기 단계의 5G 안테나가 도심에 배치되었고 광섬유 네트워크와 메시 네트워크가 함께 브리스톨 대학의 고성능 컴퓨터에 다시 연결됐다. 컴퓨터는 초당 70억 픽셀의 디지털 프로젝션 환경으로 업그레이드된 대학의 천문관에 연결됐다. 천문관 내부에서 실시간으로 도시 전역의 작업을 시각화했다.
스마트시티를 구축해야 할 이유는 스마트시티에 거주하는 사람 수만큼 많다. 노인을 위한 생활 지원, 자율주행 자동차나 전기차의 활성화, 대기 질 모니터링과 환경 친화 및 그린 경제, 디지털 연결을 통한 도시 조성 등 모두가 스마트시티의 당위성을 높요 주었다. 그렇게 스마트시티는 붐을 타기 시작했고 오늘날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게 됐다.
디지털 인프라도 중요한 스마트시티의 축이다. 이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자동차가 운행될 수 있고 재생에너지를 실험할 수 있다. 디지털 기반의 연구개발이 전반적으로 효율성을 높이게 된다.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면, 물리적 인프라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형태의 혁신이 가능하다. 새로운 도로 건설은 거액의 비용을 필요로 하지만, 만들어진 도로를 더 잘 모니터링하고 유지 관리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은 또 다른 중요성을 갖는다. 스마트시티는 이 부문에 정통한 지식을 갖고 관리 감독에 나서야 한다.
2000년대 중반 스마트시티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했을 때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 Software-as-a-Service)’ 솔루션으로 전환하고,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제공을 모색하던 시기였다. 클라우드는 본격적인 스마트시티의 시작점이었다. 전체 IT 산업이 클라우드 기술의 안정성과 탁월함에 대해 확신한 이후, 클라우드 서비스가 널리 보급되기까지는 10년 이상의 세월이 걸렸다.
5G 기술을 이용한 초고속망의 상용화는 스마트시티의 가장 중요한 인프라였다. 영국 전역에서 무인 화물 차량부터 스마트 관광에 이르기까지 약 40개의 테스트베드와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마트시티를 위한 다양한 앱들이 초고속으로 작동하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한국은 5G 서비스를 세계적으로도 가장 먼저 시작한 국가였지만 현재는 실패의 기로에 서 있다. 극초단파 주파수 대역으로 인해 기지국 전국망 건설과 단말기 보급이 여의치 않다. 영국은 범용 5G보다는 특화된 용도로의 정착을 추진한다.
스마트시티는 국가, 시정부 등 공공부문과 민간이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하는 공간이다. 그 때문에 공공 및 민간 조직 모두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도시 플랫폼과 아키텍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도시가 중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하는 경우도 많다. 변화하는 사회적 압력, 고령화 인구 및 증가하는 사회 보장 요구 때문에 그렇다. 여기에 물리적 인프라를 최고 상황으로 유지하는 것도 우선 순위에 속한다. 이를 민간에서 보조해야 투자를 원활하게 수행하고 조화로운 운영과 서비스를 시행할 수 있다.
개인 소유 및 운영 공간이 도시의 진정한 혁신 장소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스마트시티 생태계는 오늘날 시민들이 살아가는 곳, 즉 도시에서 연결된 디지털 트윈의 시작으로 이어진다. 디지털 트윈 작업은 도시 전반에서 이루어진다. 고도로 제어된 엔지니어링 환경에서 스마트한 성능 최적화가 필요한 모든 부문이 디지털 트윈 적용 대상이 된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점점 더 공공 영역으로 스며들고 있다. 중요한 인프라나 대규모 건물을 건설하는 경우는 이제 디지털 트윈을 통한 시뮬레이션이 필수다. 그래야 투입 자금을 줄일 수 있고, 프로젝트 기간을 단축시킨다. 운영에 대한 데이터와 정보가 증가함에 따라 디지털 관리, 운영 관리 및 예측 유지보수가 제공되는 영역에서도 유용하다. 물리적 인프라와 장소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가 개선된다. 이제는 스마트시티의 유지와 관리, 서비스 분야에도 적용된다. 전기나 상하수도, 통신 등 기존의 인프라를 점검해 문제가 생길 소지를 없애는 역할도 담당한다. 모두가 스마트시티 전체의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둔다.
스마트시티 비전으로 시작한 도시들은 앞다퉈 디지털 트윈을 개발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들이 서로 결합되고 연결된다. 앞으로의 10년은 우리에게 새로운 스마트시티 비전을 제시할 것이다. 2030년대 중반이 되면 2015~2016년에 이론화된 스마트시티 구상들이 큰 결실로 돌아올 것이다.
이제 디지털 트윈을 위한 개방형 아키텍처가 필요하다. 디지털 트윈은 스마트시티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강력한 증거를 제공한다. 스마트시티 트렌드는 디지털 트윈으로 다시 한 단계 도약할 것이다. 그리고 그 길은 인류의 새로운 사이버 생활 터전인 메타버스로 통하게 될 것이다.
출처: 스마트시티투데이 (2023.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