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3] 모빌리티‧메타버스‧스마트시티…미래 사회의 변혁 그렸다
[아이티데일리] CES는 올해도 어김없이 화제를 몰고 왔다. 140개 이상의 국가에서 1000개의 스타트업을 포함해 총 3200개 이상의 기업들이 전시 부스를 만들어 참가했다. 행사 기간 동안 11만 5000명의 참관인을 모았다.
‘CES 2023’은 코로나19 이전의 모습을 거의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행사를 주관한 CTA(미국 소비자기술협회) 측은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의 60%가 올해 행사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과 분쟁 중인 중국의 대기업들은 대다수가 불참했다. 화웨이나 알리바바 등 빅테크는 물론 니오, 샤오펑 등 예년에는 큰 규모의 부스를 마련해 참여했던 전기차 업체들도 빠졌다. 그렇다고 CES 2023의 위상이 줄어들거나 위축되지는 않았다.
기조연설장에서 선보인 BMW의 차세대 전기차 '디'.
CES 2023은 예년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 주었다. 전통적인 ICT 기술과 상품 외에도 산업 전반으로 확산된 애플리케이션과 신제품이 대거 첫선을 보였다. 대표적인 분야가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케어, 지속 가능한 산업, 스마트시티, 메타버스 등이다.
행사에서 새로 공개된 제품들도 예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환경 친화적인 상품과 기술, 글로벌 이슈에 부합한 솔루션이 다수 공개됐다. 예컨대, 깨끗한 물에 대한 접근, 식량 안보, 스마트시티 인프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솔루션, 개인 보안 등과 같은 세계적인 이슈가 주류를 이루었다.
가장 주목받은 부문은 모빌리티다. 약 300개 자동차 업체가 참여, CES를 세계 최대의 자동차 전시회로 탈바꿈시켰다. BMW, 존 디어, 스텔란티스의 CEO들이 기조연설에 나섰고 대다수 기업들이 자율주행 기술, 전기차, 에어택시 등을 선보였다. 칸델라 마린 테크놀로지, GM, 폭스바겐 산하 이탈디자인 쥬지아로, 마그나, 메르세데스-벤츠, 모빌아이, 웨이모, 농업용 에어택시 업체 라이즈, 볼보 등이 대표적인 참가 업체들이다.
BMW와 스텔란티스 등 전통 완성차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전기차를 출시했다. BMW의 차세대 전기차 ‘디(Dee)’는 정보기술이 자동차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준 걸작이라는 칭찬을 받았다. 소니와 혼다 합작사가 선보인 전기차 아필라도 소니의 소비자 전자기술을 접목한 엔터테인먼트 기능으로 주목받았다.
아처항공 및 아스카 등 도심항공모빌리티(UAM) 회사들은 에어택시를 비롯한 최신 eVTOL(전기 수직이착륙) 항공기를 선보였다. 드론은 이제 성숙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보쉬가 선보인 가상 및 증강현실 헤드셋 기술.
CES 2023은 처음으로 메타버스 전용관을 마련했다. 메타버스가 차세대 분야가 될 것임은 모두가 동의하는 바다. 메타버스는 몰입형 디지털 세계라는 점에서 웹3.0의 결정판이기도 하다. 메타버스는 AI(인공지능)라는 포괄적인 차세대 기술과 함께 세부 영역으로 AR/MR(증강현실/혼합현실) 이나 디지털 트윈 기술이 집약된 영역이다.
게임 산업은 물론, 패션을 비롯한 유통업, 소셜네트워크 플랫폼, 부동산, 심지어는 금융권에 이르기까지 애플리케이션이 무궁무진하다. 코인데스크, 매직리프, 마이크로소프트, OVR테크놀로지, 그리고 한국의 SK 등이 이 분야 주요 참가 기업들이다. OVR테크놀로지가 선보인 기술은 사이버 공간에서도 촉감을 느끼고 냄새를 맡는 등 메타버스가 인간의 오감을 살릴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자리에서 선보이지는 않았지만, 머지않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이나 메타의 AR 헤드셋은 메타버스 개발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실생활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가상 세계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기대를 안겨 주었다.
에너지와 농업 부문에서의 지속 가능성 솔루션은 탄소 제로를 실현함으로써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재생에너지 생산과 재생 농업의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화두가 됐다. 농기구 회사인 존 디어가 재생 농업기술과 솔루션을 선보여 갈채를 받았으며 LG, 삼성, 지멘스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솔루션을 발표했다. 3M, 브리저 항공우주, 캐터필러, 넥스젠 파워 시스템, 파나소닉, 소니 등이 에너지 절약 솔루션, 발전 시스템 등을 선보였다.
존 디어의 회장 겸 CEO인 존 메이는 기조연설에서 날로 증가하는 세계 인구에 대비해 식량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농업의 새로운 시대를 그렸다. 메이는 “재생 농업 등 다양한 기술을 통해 농민들은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것을 창출할 수 있다. 적은 자원으로 많은 일을 하는 것이 앞으로 나아갈 길”이라고 언급했다.
CES 2023 스타트업 전시장 모습.
한국을 비롯해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대만, 터키, 홍콩, 네덜란드, 미국, 우크라이나 등에서 참가한 1,000개의 스타트업들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재생 가능한 종이 솔루션,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AI 기술, 차세대 태양광 기술, 개인 안전 솔루션 등 다양한 신제품을 쏟아냈다.
CTA 회장 개리 샤피로는 “CES가 돌아왔다, CES 2023은 새로운 혁신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것을 약속하는 자리다. 기업들이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케어, 인공지능, 로봇공학, 식품 기술, 스마트 홈, 디지털 자산 등의 혁신을 대거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CES가 매년 새로운 기술 동향을 소개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경연장의 역할을 해 왔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CES 정도의 명성이라면 이는 당연하고, 마땅히 그래야 한다.
그러나 일부 행사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올해의 ‘CES 2023’은 예년과는 달리 “쉬어가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추세를 제시할 만한 새로운 기술이나 솔루션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이는 물론 CES의 의미와 가치를 깎아내리는 분석이나 발언은 아니다.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모빌리티 혁신, UAM, 메타버스, 지속 가능성,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탄소 제로 관련 기술, 스마트시티, 디지털 헬스케어 등은 2020년대 들어 핫이슈로 부상한 영역이다. 올해 새로이 등장한 개념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올해의 CES는 ‘신기술 경연장’이라기 보다는 ‘최근 2~3년 동안 새로 소개된 기술이 실제 제품으로 구현되는 과정을 보여준 전시장’이었다는 평가가 어울릴 듯하다.
출처 : 아이티데일리 (2023.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