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 대전? "혼자선 안돼, 융합으로 점프 업"
- 12일 DCC서 UCLG 일환 '스마트세미나' 열려
- "성공방정식···'기술·창업·정신' 결합돼야"
- 토마스 프레이·안도 타다오 등 석학 자리
12일 DCC서 UCLG 일환 '스마트세미나' 열려
"성공방정식···'기술·창업·정신' 결합돼야"
토마스 프레이·안도 타다오 등 석학 자리
전문가들은 대전이 스마트시티로의 도약을 위해선 '융합'이 답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말하는 융합이란 '기술·창업·정신' 이 3개 요소의 결합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과 KAIST 등 대학의 기술과 산학연관이 밀어주는 창업적 뒷받침, 그리고 이러한 대전만의 역량들을 한데 모을 수 있는 공동체 정신이다.
박성진 POSCO 미래기술연구원 전무는 12일 '2022 대전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총회' 일환으로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린 스마트시티 세미나에서 "싱가폴, 네덜란드 등 전 세계적으로 한 분야에 앞서있는 연구소들은 대학과 같은 캠퍼스 내에 있으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대전은 과학기술적 인프라가 많기 때문에 일등연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들이 융합되고, 곧 창업으로 이어질 때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지현 소프트뱅크벤처스 이사도 "대전의 유수한 출연연들과 대학이 창업 진흥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연계해야 한다"며 "특히 IT, 바이오, 첨단 센서와 같은 분야는 한 명의 핵심 인재가 창업 성공을 좌우하기에 이들이 대전에서 클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공감했다.
이어 "이렇게 성공한 기업가들이 계속 대전에 머물며 후배들에게 대전만의 성공 방정식을 마련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 계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열린 세미나는 스마트시티를 주제로 국내외 석학들이 자리했다. 실제 공모를 통해 선별된 대전시민들의 질문들로 이뤄져 현실감을 더했다.
◆ 대전형 스마트도시 지름길 '창업'
세미나 참여자들의 과학과 기술이 집적된 대전의 스마트도시 지름길은 '창업'이라는데 입을 모았다. 창업 생태계 안에서 혁신이 조성되고 그 혁신이 곧 대전을 지속가능한 도시로 만든다는 의미다.
최 이사는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대전과 닮은꼴이라고 비유했다. 그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인구와 면적 둘 다 한국의 5분의 1 수준이다. 반면 1인당 스타트업 창업 수, GDP 대비 R&D 투자 비율은 세계 1위다. 나스닥 상장사만 해도 미국, 중국 당음으로 3위를 기록한다. 인구수 대비 엄연한 과학도시인 셈이다.
특히 이스라엘 텔아비브는 글로벌 다국적 기업의 R&D 센터,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VC 등이 생태계를 이루며 '중동의 실리콘밸리'라 불린다.
최 이사는 "사업 아이템이 계속 발굴돼야 과학도시인데, 텔아비브는 유수 본과대들이 집적돼 있어 매년 핵심 인재들이 발굴된다"며 "그들이 여러 정보, 기술, 경험 등을 공유하니 창업 아이디어들과 스타트업들이 샘솟고 그들만의 스마트 시티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창업 아이디어들과 스타트업들이 샘솟고 실제 선후배들, 동료들은 성공사례들을 보며 창업에 대한 심리적 허들을 낮추게 된다"며 "과거의 성공·실패 사례들이 노하우로 쌓여 계속 전승된다. 대전도 텔아비브처럼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일종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전무도 '창업'을 키워드로 꼽았다. 그가 속해있는 POSCO는 POSTECH 내부에 창업 공간 '체인지업 그라운드'를 두고 있다. 이곳은 박태준 POSCO 명예회장의 집념과 기업가정신이 깃들어있다. 그에 따르면 체인지업 그라운드는 설립 후 12개의 본사가 수도권에서 포항으로 내려왔으며, 9개 지사와 2개 공장이 둥지를 틀었다. 향후 2년 안에 1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거라 보고 있다.
박 전무는 "인프라가 실제 먹거리가 되려면 창업이 이뤄져야 한다. 지식은 원하면 배우지만 정신은 그렇지 않다. 소수가 박 명예회장의 정신을 후배들에게 물려주고자 시작했던 게 지금은 400여명이 모여 시너지를 내고 있다. 대전이 지닌 엄청난 인적자원 리소스를 한데 모을 수 있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정단 ETRI 지능로보틱스연구본부장도 "출연연과 지역 기업이 연계, 일자리 창출에 시너지를 내야한다"고 주장했다.
신용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최고기술임원은 "MS의 경우 클라우드 기반 IOT 서비스를 각국에 제공하고 있다"며 "특히 자연재해가 많은 일본의 경우 기상청과 연계해 그에 대처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차세대 과학도시란 시민들의 편의와 안전을 과학기술로 보장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 토마스 프레이·안도 타다오의 '미래도시'
이날 세미나엔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각각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하며 지식 공유의 장을 넓혔다.
토마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장은 디지털 트윈, 첨단 센서, 블록체인, 무인 이동체, 드론 등이 스마트 도시에 절대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이는 인류 역사를 통째로 뒤바꿀 것이란 주장이다.
그에 따르면 2036년 쯤엔 모든 사물, 인프라 등에 100조개 이상의 센서가 접목된다. 이는 사람들이 가는 곳마다 GPS 기능을 해내며 지구 반대편에서도 원격 모니터링을 가능하게끔 한다. 또 무한한 데이터 시대에서 우리들은 AI로봇들과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고 언제 어디서든 일, 생활, 여행, 편의 등이 가능해진다. 이게 바로 그가 예측하는 미래 스마트 도시다.
프레이 소장은 "원격의료, 하늘을 나는 이동체, 그간이 식량과 제조·생산을 완전히 뒤바꿀 세포배양법 등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있다"며 "지금의 기술 발전 속도론 2030년께 스마트 도시가 탄생할 거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20년 간 다가올 미래는 지금껏 인류가 겪었던 변화보다 더 클 것이다. 이는 우리의 미래를 보다 편리한 쪽으로 바꾸겠지만, 그에 따른 위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안도 타다오는 스마트 시티에 있어 더 나은 지구 환경과, 그 안에서 사람들이 조화롭게 사는 방법이 먼저 고안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는 자연을 그대로 살린 미니멀리즘과 빛, 물, 요철 콘크리트 건축가로 유명하다. 특히 이병철 삼성 회장의 넷째, 이인희 회장이 2013년 오픈한 '뮤지엄 산'을 건축했는데, 여기에도 신마루에 있는 특성을 그대로 살리고 사람, 땅, 하늘을 상징하는 공간을 조성하는 등 자연 묘사에 집중했다.
안도 타다오는 "향후 전 세계 인구가 100억명이 됐을 땐 에너지와 식량, 자원이 없을 것"이라며 "이때 가장 필요한 건 지식이다. 아이들에게 스마트시티, 지구온난화 등에 대해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을 어른들이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의 산업자본가인 앤드류 카네기를 예로 들었다. 그는 사업 자본으로 미국에 1000개의 도서관을 지은 인물이다. 여기에 영감을 얻은 안도 타다오도 오사카에 도서관을 건축했으며, 향후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는 "도서관 앞에 벚나무가 있는데, 10년 후 나무들이 자라 건물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지속됐으면 한다"며 "그 안에서 무엇보다 지구온난화, 지구환경을 생각해야 한다. 세계는 앞으로 스마트 시티로 변하겠지만, 우리가 그 안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hellodd. (2022.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