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현실이 될 미래도시…편리하고 안전한 ‘스마트시티’
- 인천 송도·영종·청라에 2030년 AI·자율주행·빅데이터 인프라 구축
- 10개국 음성안내 ‘바로버스’… 택배 물건 전달하는‘위드로봇’운영
인천=지건태 기자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의 작품 ‘1984’에서 미래의 도시는 빅브라더(감시자)에 의해 통제받는 디스토피아로 그려졌다. 하지만 그보다 40여 년이 지난 지금 현실이 된 미래도시는 편리하고 안전한 ‘스마트시티’다. 365일, 24시간 중단 없는 공공서비스(방범·방재·교통·환경 등)가 이뤄지고, 로봇이 집 앞까지 택배 물건을 배달한다. 복잡한 지하철역에서의 길 찾기도 이제는 역무원이 아닌 로봇이 대신한다. ‘글로벌 미래도시, 스마트시티’ 구현을 목표로 하는 인천 송도와 영종, 청라 등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3개 지구에 곧 현실이 될 일상의 모습이다.
10일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올해 국토교통부가 새롭게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혁신기술 발굴 국가 공모사업’에 인천의 스마트시티가 리빙랩(Living Lab)형 부문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인천경제청은 ‘IFEZ 라스트 딜리버리 시민주도형 리빙랩’이란 부제가 붙은 이번 사업을 통해 스마트시티 내 상가와 아파트 등에 로봇 기술을 활용한 서빙과 배송 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앞서 인천시는 지난해 도심 안전과 교통 등 시민 편의에 초점을 맞춘 스마트시티 추진 전략을 수립했다. 2030년까지 3단계에 걸쳐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빅데이터에 기반한 도심 인프라가 구축된다.
◇스마트시티 플랫폼=인천 연수구 송도동 G타워 건물 3층에 있는 스마트시티 운영센터는 IFEZ 내 인구 40만9327명(4월말 현재)이 거주하는 3개 지구 12개 행정동을 관제하는 통합 플랫폼이다. 이곳에 설치된 1388개의 방범CCTV와 409개의 버스정보안내기(BIT), 399개의 무선공유기 등을 통해 실시간 수집된 상황 정보를 통해 스마트시티 내 교통과 환경 등 각종 사회 안전망 등을 관리한다. 112 신고가 접수돼 출동한 경찰관에게 범죄 현장의 정보를 전달하고, 화재 발생 시 소방차의 신속한 이동을 돕는 것도 이곳 운영센터에서 가능하다. 스마트시티 운영을 위한 컨트롤 타워다. 2014년 2월 처음 문을 연 이후 그동안 2만7000여 명이 이곳 시설을 견학했다. 이 중에는 70여 개국 정상과 기업인만 1만6020명에 달한다. 이곳 스마트시티 운영 시스템은 지금까지 말레이시아 등 8개국에 수출됐으며, 베트남과 필리핀 등 3개국과도 협상을 진행 중이다. 경기 안산시와 경북 포항시 등 국내 11개 도시도 이곳을 벤치마킹한 스마트시티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바로버스=인천경제청은 지난달 9일 스마트시티 내 지능형 통합버스정보시스템인 ‘바로버스’에 대한 특허권을 취득했다. 바로버스는 기존 버스업체마다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버스정보안내단말기와 달리 중앙 집중형 웹 서비스 기술을 적용해 한 곳에서 통합 운영이 가능하다. 특히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시내버스의 운행 정보를 공공기관이 직접 관리해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버스 정류소에 설치된 단말기는 주변의 주요 관광지와 공공서비스 정보는 물론 재난·재해시 위급 상황을 신속하게 전파할 수 있는 미디어 보드로도 활용할 수 있다. 또 모바일 웹서비스를 통해 운행 중인 버스 정보에 대한 알람기능과 다국어(10개국) 음성 지원도 받을 수 있다. 현재 IFEZ를 운행하는 시내버스 500여 대에 이 같은 시스템이 장착됐다. 또 이 같은 시스템은 국내외 타 도시에도 보급돼 16억 원의 기술 사용료를 벌어들였다. 인천경제청은 바로버스 시스템을 포함해 스마트시티 운영과 관리에 필요한 기술 특허 5건과 저작권 및 품질인증 각 3건의 지식재산권을 갖고 있다.
◇위드로봇(With Robot)=다가올 미래는 로봇과 함께 살아가는 ‘위드로봇’ 사회다. 인천시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2년간 인천 부평역과 지하상가에서 안내와 배송, 경비 등 5종의 위드로봇 15대를 투입해 시민 편의에 얼마나 보탬이 되는지 실증 작업을 벌인다. 수도권 전철 1호선과 인천 지하철 1호선이 교차하는 부평역은 하루 이용객만 8만 명에 육박해 꽤 번잡한 곳이다. 또 주변 지하상가 내 점포수만 1400여 개에 달한다. 시는 이 사업을 통해 서비스 분야의 로봇 산업을 확대 지원할 계획이다. 시는 또 코로나19로 급성장한 온라인배달시장에도 자율주행이 가능한 실내배송로봇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미 스마트시티 혁신기술로 인정받아 정부 예산(10억 원)까지 지원받았다. 시는 스마트시티 운영센터에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자동차와 드론, 실내외 배송 로봇 등을 활용한 ’라스트 딜리버리‘ 사업을 내년 4월부터 진행한다. 라스트 딜리버리는 주문한 물품을 고객의 손에 전달하는 것은 배달 라이더가 아닌 로봇이 대신한다는 의미다. 시는 이 사업을 통해 고층빌딩이 밀집한 도심의 물품 배송 문제를 해결하고, 배달 라이더의 사고는 물론 건물 입주자와의 마찰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출처: 문화일보 (2022.06.12)